안타까운 선택(창 13:5~11)

이승록 | 2017.12.06 07:08 | 조회 127


  창세기 13장과 14장은 아브람의 조카 롯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습니다(창 11:26). 그리고 데라는 아들 롯과 딸 밀가를 낳았지만, 일찍 죽었습니다. 그래서 롯은 그의 삼촌 아브람과 함께 살게 되었고, 밀가는 나홀과 결혼을 했습니다(창 11:29).

  롯은 할아버지 데라와 삼촌 아브람과 같이 하란에 거주하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나 가나안으로 옮겨갈 때도 같이했습니다. 무엇보다 아브람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한 산 증인이기도 합니다.

  롯은 아브람이 세겜에 도착해 처음으로 제단을 쌓을 때 롯도 같이 도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근이 들어 애굽으로 내려갔을 때 믿음의 사람 아브람이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으로 전락해 실수를 범하는 것도 봤고, 아내를 빼앗긴 아브람과 그의 가족을 어떻게 구원해 주셨는지도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롯이 비록 아버지와는 일찍 사별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삼촌 아브람과 함께 거하면서 어떻게 하나님을 믿고 따라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는 엄청난 복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세겜으로 돌아온 아브람과 롯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재산이 더 많아졌습니다. 특히 아브람의 가축을 지키는 목자와 롯의 가축을 지키는 목자 간의 다툼이 잦아져서 아브람은 롯을 독립시키기로 하고 그에게 먼저 선택권을 줬습니다.

  아브람의 제안대로 롯은 아브람을 떠나 독립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살펴봤는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요단 지역이었습니다. 요단 지역을 바라보니 소알까지 온 땅에 물이 넉넉했다고 했습니다. 그 지역에 소돔과 고모라 도시가 있었는데 롯의 눈에는 얼마나 아름답고 화려했든지 여호와의 동산 같았고 애굽과 같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롯은 소돔과 고모라로 들어갔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선택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롯은 아브람을 따라 하란에서부터 가나안, 네게브 그리고 애굽, 다시 네게브를 통해 가나안으로 돌아오면서 삶과 믿음의 극과 극을 다 경험한 사람입니다. 아브람이 언제 하나님의 복을 받고, 어떻게 하면 현실적인 사람으로 전락하는지도 잘 아는 롯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삶의 터전으로 선택한 곳은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소돔과 고모라였습니다. 

  어쩌면 롯은 아브람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간접적으로 체험했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삶을 위한 판단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하나님을 믿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브람의 삶 가운데 가장 치욕적이었던 애굽과 같이 보인 소돔과 고모라를 롯은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습니다.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면 보일수록 그리스도인에게 치명적인 가시가 됩니다. 그 화려함 속으로 들어갈수록 그리스도인의 영적 판단력은 마비되기 시작합니다. 결국엔 영적 무감각 상태가 되고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떠밀려가는 종이배와 같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니고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했다고 해서 영적 판단력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롯은 간접적인 신앙체험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롯에게 있어 아브람의 하나님이 그의 하나님이시지는 않았습니다. 

  오늘날도 교회 안의 많은 사람이 롯과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고 헌금도 하고 공동체 모임에도 열심입니다. 그런데 그 안에 ‘나의 하나님’은 없습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진짜 그리스도인은 무늬만이 아니라 인격적인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통해 아브람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된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걸어가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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